모든 여행은 그저 낯선 곳에 다녀왔다는 경험 이상의 기억을 남긴다.
터키는 다른 어느 곳보다도 더 강력한 기억을 남겼다.
아마도 세계사 속에 등장하는 인류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거기에 탄성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날 것에 가까운(raw) 상태에 가까운 자연 환경 때문이 아닐까 싶다.
터키에 가서 짧은 기간 방문한 곳이 모두 특별했고, 기억에 남지만 가장 강력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곳이 나는 단연코 바로 카파도키아 지역이라 말할 것이다.
터키의 지도를 보면, 보통 수도로 알고 있는 (실제로는 아닌) 이스탄불은 사실 큰 덩어리라고 할 수 없는 저 서쪽 끝단에 붙어 있다.
실제로 90% 이상이 아시아 위치에 속해 있지만, 약간의 부분이 유럽 지역에 속해 있다는 것으로 (내가 본 몇몇) 터키인들은 자신들이 유럽인, 유럽에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정학적 위치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분명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이미 그러한 지식은 우리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서도 알 수 있는 것.
카파도키아는 터키의 큰 덩어리의 한 가운데, 아나톨리아 고원 가운데 위치한 지역이다.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실크로드를 통해 무역이 이루어지던 시대 반드시 살아서 통과해야 했던 지역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영화 스타워즈의 사막 촬영 분을 많이 이곳에서 찍었다고 하고, 내가 이곳에 머무른 시점에도 헐리우드 영화사에서 영화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곳의 실제 역사와 상관 없는 SF활극 촬영이었겠지만 말이다. 유명한 배우도 와 있다고 가이드가 자랑했는데 아마 니콜라스 케이지였던 거 같다. 찾아보니 아마도 Ghost Rider, Spirit of Vengeance 인 것 같다. 그냥 SF 활극..
https://en.wikipedia.org/wiki/Cappadocia?wprov=sfti1
Cappadocia - Wikipedia
Place in Katpatuka Cappadocia (; also Capadocia; Ancient and Modern Greek: Καππαδοκία, romanized: Kappadokía, from Old Persian: 𐎣𐎫𐎱𐎬𐎢𐎣, romanized: Katpatuka, Armenian: Կապադովկիա, Գամիրք, romanized: Kapadovki
en.wikipedia.org

이 지역에 들어오면 하나만 있어도 명소가 될 만한 기암들이 그냥 널려 있다.
2000년 전 로마 제국으로 부터 탄압받던 기독교 인들은 이 지역에 바위를 파고 community 교회를 형성하며 숨어 살았던 지역이기에, 지금도 수십여개의 석굴 교회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수천 아니 수만년의 바람, 물, 피의 흔적들이 고스라니 남아 있는 곳이 이 카파도키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묵은 호텔을 비롯하여 이 지역의 수 많은 호텔들은 바위를 파고 방을 꾸며 놓은 석굴의 형태를 하고 있다. 아주 독특한 경험을 제법 싼 가격에 할 수 있다.
우리가 머물렀던 시기가 1~2월이었으니 더 그랬을 지 모르겠지만, 석굴 호텔 체험은 하루 정도면 충분한 것 같기도 하다. 습하고, 춥고, 방을 덥히기 위해 땔감을 떼면 자다가 질식해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갑갑해서 추위를 무릎쓰고 창문을 열고 자야 했다. 내가 직접 바베큐 고깃감이 된 것 같이 다음날에도 탄 냄새가 옷에 베어 수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냄새가 나면 이곳 생각이 난다.

이 곳 여행의 백미는 기구(Balloon) 투어라고 할 수 있다. 터키 여행 중 단독 비용으로는 가장 많은 비용이 소비된 패키지 였는데, 2011년 당시 20만원 정도였다. 지금은 아무래도 더 오르긴 했을 듯 싶다. 카파도키아의 기암 지역을 하늘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에 더하여, 기구 탑승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타고 나 보니, 기구를 타고 다른 기구들을 절경과 같이 보는 것 자체도 상당히 아름다운 뷰를 선사한다. Exotic하다고 해야 하나?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의 절경이었다. 기구를 타기 위해서는 미리 업체와 계약을 하고, 정한 시간에 태우러 호텔로 데릴러 온다. 기구를 띄우기 위해서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동을 해야 한다. 우리가 갔을 때, 거의 새벽 6시 정도에 만나는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이 봉고 버스가 늦게 와서 호텔 직원과 말다툼을 좀 했었던 기억이 난다. 30분 늦게 도착해서 같이 간 팀에도 미안하고 얼굴 붉혀서 당황했었는데, 그 뒤에 펼쳐진 절경이 이 모든 마음을 녹여 버렸다.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 때 찍은 사진으로 감동을 대신하려 한다. (잘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기구 투어가 아침 일찍 시작하는 이유는 해돋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젤 윗 사진이 우리가 탔던 기구였는데, 생각보다 안 이뻐서 실망했다. 그치만 다행히도 내 기구를 볼 일이 잘 없다는 것. 보이는 기구들이 중요하다. 내 기억에 한 시간 이상을 탔던 것 같은데 높이도 다르게 하고 이동량도 꽤 많았던 만족스러운 투어였다. 고소공포를 좀 느끼는 터라 걱정했는데, 기구가 상당히 안정감이 있어서 불안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날씨가 한 몫했던 것 같다. 만약 기구 투어가 비나 다른 날씨 문제로 취소가 된다면, 며칠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서 꼭 이 투어는 할 것을 권한다. 터키에 가는 것도, 터키에 갔다고 하더라도 이 아나톨리아 지역 한 가운데 다시 올 일이 언제 있겠는가?
터키는 분명 이국적인 여행지이다. 문화, 종교, 지형, 날씨, 자연, 사람들까지..
그런데 불편하지 않다. 그냥 저 웅장한 자연처럼 거부감 없이 큰 가슴을 열어 안아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코로나로 이 세상이 변화된 이 시점에서, 그 곳은 그대로인지.. 나를 다시 만나 안아줄 것인지.. 궁금하다. 그게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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